휴일이어서 그런지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재래시장을 찾아와 약간은 복잡한 느낌까지 들었다.
시장안에서는 갖가지 물건들을 상점이며 노점에 쌓아놓은 상인들이 저마다 호객행위를 하느라 분주하다.
막내딸은 시장에 들어서자 먹거리부터 찾았고 아들은 가방가게 앞에 도착하자 가방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이 가방 저 가방을 둘러보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아들이
" 아빠 은지랑 둘러보고 계세요. 저 여기서 가방 사가지고 금방 쫒아 갈게요."
그래서 나와 막내딸 은지는 다른 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러자 잠시후 아들이 가방을 사서 들고 왔다. 그러면서 아들이 하는 말
" 아빠, 이 가방 얼마 주고 샀는지 아세요? 3만7천원 달라는 것을 깍아서 1만7천원에 샀어요."
그러면서 막내딸 은지한테 다시 물어본다.
"은지야, 이 가격이면 잘 산거니?"
그러자 막내딸 은지는
" 응, 그 정도면 인터넷 가격과 비슷해."
결국 아들은 마음에 드는 가방을 싸게 샀다는 생각에 내심 흡족해 하는것 같았다.
그러나 내 생각은 좀 달랐다.
아들이 물건을 잘 못 샀다는 것이 아니고 재래시장의 심각한 병폐를 다시 보는것 같아 씁쓸했다.
정찰가도 아니고 근거없고 약간은 황당하기 까지한 소비자가만 붙어있는 많은 물건들,
상인들은 소비자가 물건값을 물어보면 이 물건은 얼마짜린데 얼마에 주겠다고 마치 선심써서 파는냥 물건값을 제시한다.
그러면 손님은 나름대로 물건값을 상인과 다시 흥정하고 살지 말지를 판단한다.
그래서 같은 상점의 같은 물건도 사는 손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그럼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가자. 처음에 3만7천원 달라고 했던 물건을 어떻게 1만7천원에 살 수 있는지. 물론 소비자가는 더 높게 붙어 있었다.
물건 파는 상인이 손해를 보고 판 것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상인들은 조금이라도 이득이 나야 물건을 팔지 손해보면서 까지 물건을 팔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재래시장에선 무조건 물건값을 반 이상 깎지 않으면 바가지를 쓴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는데 바가지 쓰고 기분 나쁘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아마 데이트하는 연인들이 와서 물건을 샀다면 체면에 여자친구 앞에서 물건값을 깎진 못하겠고 그냥 상인이 처음 제시한 가격(3만7천원)에 샀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흔히들 재래시장에서는 물건값을 흥정하는 맛이 있고 싸게 사는 맛이 있어서 좋다고 하지만 물건값을 잘 모르고 사면 도리어 바가지 쓰는 확률도 많다.
그래서 나부터도 재래시장 보다는 정찰가가 붙어있는 대형 할인점을 이용하게 된다.
요즘 재래시장 상인들이 장사가 안 돼 먹고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실지로 이들의 생활은 심각할 정도로 어렵고 대통령에게 제발 재래시장 좀 살려달라고 눈물로 하소연 하는 어느 노점상 할머니도 TV를 통해서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은 한계가 있기에 결국 재래시장 상인들 스스로가 재래시장을 살릴 수 있는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먼저 대형 할인점과 비교해서 차이점을 알아보고 문제점을 찾아내서 스스로 보완해 나가야 할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하기 어려운 부분은 상가 번영회와 함께 적극적으로 중소기업청에 지원을 요청하며 쇄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상인들 한사람 한사람도 소비자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상도의를 지켜가며 양심적인 장사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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