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원가공개 의미없다


많은 사람이 가격은 원가에 '적정’(?) 이윤을 붙여 정해지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공급 측면만 고려한 것이다. 원가가 낮더라도 수요가 많으면 가격은 높아지고 그에 따라 생산자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 원가에 적정 이윤을 붙여 가격을 책정하더라도 이 역시 수요가 가격 변화에 반응하는 민감도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즉, 똑같은 원가라 하더라도 수요가 많을수록 가격은 높아지고, 또 수요가 가격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수록 가격과 원가의 차이는 커진다.
우선, 시민단체의 주장이 옳다면 아파트뿐만 아니라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제조 원가도 밝힌 다음, 적정 가격을 산정하여 혹시 있을지도 모를 거품을 빼야 할 것이다. 타당한 주장인가? 또한, 어떤 것이 '적정’인지에 대해서 경제학이 설명하고 있는 바는 없다는 점에서도 일차적인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아파트 시장은 기존 아파트 시장과 신규 아파트 시장으로 구분되며, 어느 한 시점의 아파트 가격은 기존 아파트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어떤 요인에 의해 기존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단기적으로 기존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 이에 따라 아파트 건축에 소요되는 시간을 두고 신규 아파트 공급이 증가하므로 기존 아파트 공급도 늘어, 올랐던 가격이 다시 내리게 된다.
그러나 원가를 기준으로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낮게 규제하면 신규 아파트 공급이 덜 증가하므로 기존 아파트 공급도 덜 늘어 가격이 덜 내려오게 된다. 분양가 수준에 따라 신규 아파트의 공급이 감소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신규 아파트에 대한 분양가 규제는 기존 아파트의 가격 하락을 오히려 방해함은 물론, 현재와 같이 기존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경우, 아파트 가격을 더욱 상승시킨다는 점에서 시민단체의 주장은 틀렸다.
한편, 기존 아파트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한 기존 아파트 가격 상승이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아파트를 지을 땅과 자재 등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져 이들 가격이 올라간다. 따라서 “높은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 값을 올린 것이 아니고 기존 주택의 시세가 올라가기 때문에 아파트를 지을 땅과 주택 자재 가격이 올라 분양가도 상승한 것”이라는 건축업체의 반박도 뒷부분은 틀렸다.
이와 같이 아파트 가격은 장기적으로 기존 아파트 시장과 신규 아파트 시장의 상호 작용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므로 도시개발공사가 밝힌 바와 같이 주변 시세에 따라 분양가를 책정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별다른 하자가 없다. 한편, 공사라고 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이윤을 얻기도 하고 손해를 보기도 하므로, 한 쪽의 이익으로 다른 쪽의 손실을 보충하여 전체적인 손익을 맞추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익금을 임대 아파트 건설에 사용하는 방안도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시민단체의 주장은 아마도 도시개발공사는 공익(?)을 목적으로 하며, 아파트 건립용 부지를 경쟁가격보다 낮은 비용으로 매입하기 때문에 원가에 가깝게 분양가를 책정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결국 분양가를 기존 아파트 가격보다 낮은 수준에 묶게 되어 신규 아파트 공급 증가를 억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싼 가격에 신규 아파트를 분양 받은 사람은 큰 이익을 보게 되므로 신규 아파트 분양을 둘러싼 특혜 및 비리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해진다. 이는 아파트 분양가가 규제됐던 과거에 우리가 많이 경험했던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아파트 건축 원가 공개는 정책 입안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없다. 그 대신 아파트 가격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도록 하고, 공사든 민간업체든 토지 매입과 관련된 특혜를 받고 있다면 이를 제거하고 토지 시장을 경쟁적으로 만드는 방법으로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아야 한다.
더 나아가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 가격 안정은, 주택에 대한 수요 증가 요인을 규명하여 이를 완화하는 동시에 토지 사용에 대한 규제를 완화 또는 철폐하는 등 주택 공급 여건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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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평소 아파트 원가는 반드시 공개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는 문화일보에 사설로 실린 "아파트 원가 공개 의미없다" 라는 전문가의 글을 읽어보고 과연 전문가의 논리가 타당한 것인지 되묻고 싶은 생각에 이 글을 올려봤다.
참고로 윗 글의 저자인 김영용이란분은 인물정보에서 찾아보니 소속이 전남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되어있고 지금은 한국 경제 연구원 원장도 겸직하고 있다고 한다.
윗 글에서 김영용 교수는 아파트 원가를 공개해야 한다면 모든 서비스 상품의 원가도 밝혀져야 타당하며 경제학에서도 설명하는 바가 없다고 일축해버린다.
그러면서 김교수는 철저한 시장원리를 주장하는 글들을 이어간다.
그렇다면 정부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집값은 날로 치솟아 평범한 직장인이 평생을 직장생활하며 돈을 모아도 내집 한칸 마련 할 수 없는 현실을 정부에서 모르진 않을 것이고 집값이 비싸지는 원인이 실제로 거주해야할 실 수요자보다는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투기꾼들이 전국을 누비고 다니며 집값을 올려놓는다는 것을 모르진 않을텐데 정부에서 시장원리만 내세워가며 방관하고 말것인가?
이렇게 말하면 투기꾼은 강력한 규제로 묶어 부동산 시장에 발 붙이지 못하게 하면 되는 것이고 시장경제 원리와는 별도로 다루어야 할 사안이라고 반박 할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 부동산 시장이 그래왔듯이 부동산에 엄청난 거품이 생겨난 것은 투기꾼들이 한몫 챙기고 정부에서 한몫 챙기고 건설사가 한몫 챙기고 거기에 정치세력까지 든든히 한몫 챙겨왔기 때문일텐데 별도로 다루어야 할 사안이라고 말 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현 정부에선 지난 정부가 욕을 먹어가면서까지 묶어왔던 부동산 관련 규제를 풀어 놓으니 투기꾼에게 날개를 달아준 꼴이 아닌가?
그럼에도 경제학자인 김영용 교수는 모든 서비스 상품의 원가까지 거론하며 타당성을 주장한다.
그렇다면 만약 쌀이 부족하다면 그래서 시장원리에 맞게 쌀값이 일십배 ~ 이십배 뛰게 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아마 사회적으로 대단한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물가 인상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막기위해 적정량의 쌀을 수입해서 시중에 풀어놓음으로써 물가를 안정시키고 평온한 사회를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고 또한 이것이 타당하지 않는가?
물론 아파트 분양가를 공개해서 거품을 어느정도 빼고난 후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가 미분양이 생긴다면 건설사가 손해를 볼지도 모를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선분양을 하는 나라에서 건설사가 손해를 봤다면 일정부분 건설사의 책임이 있음도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손해를 우려한 건설사가 아파트 건설사업을 소홀히 할 경우, 정부에서 일정부분 역할을 해주어야 하리라고 본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토지 공사를 앞세워 경지 조성이란 명목하에 엄청난 땅투기를 해왔고 대한주택공사를 앞세워 분양가를 부풀려 집투기를 하며 엄청난 이득을 낸 만큼 그 돈을 주택 안정화 사업에 다시 환원한다면 아파트 원가 공개를 한다해도 공급이 모자라 아파트 값이 치솟는 일은 없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거품도 걷혀 서민들의 내집마련으로 인한 부담도 적어져 오히려 내수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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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온 비방성 댓글)
아래 언급한 대로 사회생활 10년차에 20평대 아파트 사서... 5년 더 저축한 다음에... 융자 조금 더 받으면 30평대로 갈 수 있다... 그때쯤 자식들은 차차 성인들이 되어서 독립을 준비할 때 쯤이 될 것이다... 그 자식이 결혼할때 30평대 집을 팔아서 20평대로 이사를 간 다음에... 남은 돈을 자식에게 물려줘라... 그러면 자식은 40 전에 30평대 아파트를 살 수도 있다... 열심히만 살면 점점 그렇게 자자손손 더 잘 살 수 있다... 지금 당장 맞벌이를 시작해라... 그리고 15년 동안 열심히 저축해라... 저축은 안하고 놀 생각만 쳐하니까 자기 자신도 집을 못사고 자식한테도 돈을 못물려주는게 아니냐? 남탓만 하지 말고 부지런히 돈 모아라... 놀거 다 놀고 겨울철마다 스키장가고 해외여행 가고 그러면서 집값 비싸다고 떠드는 놈들은 싸대기를 맞아야 한다... 솔로라서 맞벌이 못한다고? 그럼 결혼을 해라...
(06.15 05:55)
이완희
- 평범한 직장인이 월급 모아서 평생 집 못산다는 말이 난 아직도 이해가 안가네 -_- 요즘 다들 맞벌이 하니까 한달에 150씩 저축하면 5년 저축하면 9천만원이다... 요즘 재테크 수단이 많으니 최소한 1억까지는 어렵지 않게 불릴 수 있거든? 그 돈이면 경기도 20평대 아파트(혹은 서울 20평대 빌라) 전세 구할 수 있지? 그렇게 5년 더 저축해서 1억을 더 모으면... 전세자금 1억이랑 합쳐서 최소 2억이 된다... 10년 일하면 경기도 20평대 아파트(혹은 서울 20평대 빌라)를 아무 융자없이 살 수 있다는 얘기다... 불과 1990년대 초만 하더라도 서민들은 3식구 4식구가 15평 16평 하는 아파트에 모여 살았다... 불과 20년 전의 일이다... 나이 40 전에 경기도 20평대 아파트(혹은 서울의 20평대 빌라)를 사서 3식구 4식구가 살면 되지 않나? 부모한테 한푼도 물려받지 않고도 그렇게 10년이면 집을 살 수 있다... 그러니 졷까지 말고 저축해라...
(06.15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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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방성 댓글을 보고 내용 추가 삽입)
'811조원'
정부에서 침체된 내수경기를 회복하기 위해서 시중에 풀어놓은 단기 부동자금이다.
그러나 내수경기 운운하지만 이 중 엄청난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쏟아져 들어가기를 강력히 바라는 정부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다시 부동산 담보 대출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이제 서서히 부동산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인 것이다.
그럼 부동산시장이 활성화 된다면 경제가 살아날까?
물론 수요자가 많으니 건축경기가 살아날 것이다.
그리고 부동산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수많은 투기꾼들이 이득을 볼 것이다.
그리고 정부에서도 부동산으로 인해 많은 세금을 걷어갈 것이다.
그러면서 당장의 내수시장은 흥청댈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부동산 투기 조장은 자칫 부동산시장 과열현상을 불러오고 집값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을 것이다.
그러면 이것이 경제가 살아난 것일까?
나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얼핏 생각하면 내 집값이 오르는데, 그래서 내 재산이 불어나는데 그걸 왜 말리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을진 모르겠으나 그것은 짧은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 집값만 오르는 것이 아니고 전체의 부동산 값이 오를 것이고 따라서 공공요금을 포함한 모든 물가도 엄청나게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내 집값은 오르지만 오르는만큼 돈의 가치는 하락한다는 얘기이다.
다시 말하면 내 재산이 불어나 돈은 많아졌을지 몰라도 그 돈으로 더 큰집은 살 수가 없다는 얘기이다.
만약 더 큰집을 사려고 한다면 지금보다 엄청나게 더 많은 돈을 얹어줘야 살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장생활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과열경기를 따라잡을 수가 없는데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지금 당장 사는데 문제가 없는데 그게 무슨 걱정이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사는데는 문제가 없을진 몰라도 내 자식들이 집을 사려 할땐 무슨 돈으로 살 수 있겠는가?
내가 살던 집을 물려주는 것도 쉽진 않을 것이고 자식이 대단히 출세했거나 돈을 많이 벌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대부분이 월급에서 한푼 두푼 쪼개 모아서 집을 장만하려 할텐데 지금 현재도 한달에 100만원씩 10년을 모아도 은행융자를 받지 않고는 작은집 하나 사기가 어려운데 또 다시 부동산시장이 과열돼서 집값이 폭등한다면 그나마도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나 요즘 더욱 비극적인 것은 젊은 세대들이 취업을 못해 취업대란이 일어나서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에도 치열한 경쟁이 붙고 그나마 일자리를 구한다 해도 88만원 세대라는 유행어도 돌듯이 시간당 4000원으로 책정된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벌이를 하고 있는 노동자가 벌써 220만명을 넘어선 실태이고 기존 직장인들도 언제 직장에서 그만두게 될지 모르는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 아무리 아껴쓰며 돈을 모은다 해도 자식들도 커 갈텐데 어찌 아파트 구입하는데만 매달릴 수 있겠으며 그나마도 저축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
그리고 설령 부부의 맞벌이가 가능하다 해도 어린 자녀는 어디다 맞길 것이며 어린아이 맡아줄 어린이집의 한달 보육료 값은 얼마인지 알고는 있는가?
가뜩이나 생활물가는 서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여기저기선 못살겠다고 아우성인데 한달에 150만원씩 저축해서 집을 사라니 그저 허탈할 뿐이다.
끝으로 이 글에 댓글을 단 이완희씨의 의견은 존중하겠으나 욕을 써가면서까지 남의 의견을 비방하는건 건전한 인터넷문화 발전을 위해 자제해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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