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무침류

[스크랩] 꼬막무침

못난이 유병대 2012. 3. 12. 01:24

 

어제는 내 스물여섯번째 생일이었다.

집을 떠나 서울에서 혼자 살면서 한 번도 가족과 함께 생일을 보낼 수가 없었는데

생일날 아침부터 미역국이 놓인 밥상 앞에 앉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첫눈이 내릴 즈음인 내 생일,

꼬막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맘 때 쯤이면 꼬막이 나오기 시작해서

어릴적 생일상엔 늘 꼬막이 올라왔다. 오늘 생일상에도 꼬막무침이 있었다.

생일날 엄마가 만드신 꼬막요리를 정말 오랜만에 먹으면서 생각했다.

'여러가지 역할들 사이에서 나는 딸이라는 역할에 가장 소홀했구나.' 하고.

 

그리고 생각한다.

스물여섯의 나는 좀 더 비울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제발 버릴 것은 버릴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좀 모자란 듯이... 섭섭은 해도 미련을 두지 하지 않는 어른이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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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섯번째 생일에, 꼬막무침

 

재료  꼬막 1kg, 표고버섯 3개(큰 것), 쪽파 3대, 양파 1/4개, 양배추 반 줌, 당근과 무 약간씩

양념장, 소금, 설탕, 식초, (+취향에 따라 참기름) 

 

양념장 고춧가루 4큰술, 고추장 2큰술, 간장 1큰술,  설탕 2큰술, 올리고당 1큰술,

다진마늘 1큰술, 청주 1작은술, 레몬즙 2큰술, 식초 3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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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념장... 넉넉한 양입니다. 미리 만들어 냉장고에 숙성시켜두면 맛이 더 좋아요.^^

집집마다 신맛, 단맛 취향이 다르니 식초, 설탕의 양 조절하시구요.

골뱅이무침도 이 양념장으로 하세요~

 

+ 꼬막에는 색이 진하며 골이 크고 깊은 참꼬막...

골이 얕고 좁으며 털이 나 있는 세꼬막이 있는데, (보통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어요.)

참꼬막을 최고로 쳐요. 맛이 더 진하고 달큰하거든요.

참꼬막이 없어서 저희집에선 골이 얕고 좁은 세꼬막으로 만들었어요.

참꼬막을 구할 수 있으시다면 참꼬막으로 하시고~

아니면 저처럼 세꼬막으로 하셔도 돼요. 세꼬막도 맛있거든요.^^

 

+ 꼬막 삶을 때는 너무 오래 삶지 마세요.

한 두개 벌어지기 시작하면 바로 불에서 내려주세요.

 

+ 저희집은 꼬막무침에 참기름 안 넣는데...

취향에 따라 넣으실 분들은 넣으세요.

단, 참기름을 넣을 때에는 가장 마지막 단계에 넣으셔야 해요.

기름부터 들어가면 다른 양념이 잘 먹히질 않아요..^^

 

+ 꼬막 다루기

꼬막은 살아있는 것을 골라 찬물에 넣고 손으로 바그락바그락 문질러 씻습니다.

뻘이 다 씻어질 정도로 반복하고, 혹시라도 남아있는 뻘은 칫솔로 문질러 씻은 다음~

연한 소금물에 다룬 꼬막을 넣고 차갑고 어두운 곳에 두어 해감시키세요.

 

 

 

 

 

 

 

꼬막은 찬물에 넣고 불에 올려 한 방향으로 저어가며 삶는다.

한 두개 벌어지기 시작하면 바로 불을 끄고 체에 올려 물기를 뺀다.  물기 빠진 꼬막을 까고~

제시한 양념장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표고버섯은 불려서 살짝 데쳐 물기를 꼭 짜서 준비하고...쪽파는 송송, 다른 부재료는 모두 곱게 채 썬다.

양념장을 넣어가며 무치고(양 봐가면서 넣으세요~) 모자라는 간은 설탕, 소금, 식초로 한다.

 

 

 

 

 

 

 

완성된 꼬막무침~ 새콤달콤매콤한 양념에 쫄깃 달큰한 꼬막..

골뱅이무침보다 열 배는 더 맛있는 꼬막무침 :)

 

 

 

 

 

 

 

술안주로 먹어도 좋고....

예전에 벌교, 순천 쪽 여행하다 배운 방법대로 밥, 김가루를 듬뿍 넣어 비비면 별미다. :)

 

 

 

  

p.s

이 쯤 해서 생각나는 말,

"워메 내 새끼 꼬막 무치는 솜씨잠 보소. 저 반달겉은 인물에 손끝 엽렵허기가 요리 매시라운 니는 천상 타고난 여잔디. 금메, 그 인물 아까워 어쩔끄나 와." (조정래의 <태백산맥>에서 무당 월녀가 딸 소화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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