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글 모음]/시 시낭송(목마와 숙녀) 못난이 유병대 2010. 9. 12. 06:47 목마와 숙녀 시 박인환 낭송 유병대 한 잔의 술을 마시고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生涯)와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少女)는정원(庭園)의 초목(草木) 옆에서 자라고 문학(文學)이 죽고인생(人生)이 죽고사랑의 진리마저 애증(愛憎)의 그림자를 버릴 때목마(木馬)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한때는 고립(孤立)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이제 우리는 작별(作別)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燈臺)에불이 보이지 않아도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未來)를 위하여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記憶)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意識)을 붙잡고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靑春)을 찾는 뱀과 같이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人生)은 외롭지도 않고거저 잡지(雜誌)의 표지(表紙)처럼 통속(通俗)하거늘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가을 바람 소리는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